손 현곤 두유비 대표이사
(서울=NSP통신) NSP인사 기자 = 챗봇은 아직 초기 단계의 기술이다. 챗봇을 도입할 때는 그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 상담 자동화를 위한 매력적인 인공지능 기술이라는 알려진 장점은 잠시 미뤄두고, 공급자 입장에서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 수요자 입장에서 면밀한 수요 조사가 선행되어야 사장되는 서비스가 되지 않는다. 최근 시장과 기술 환경에 따라 챗봇 서비스 도입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을 살펴본다. 챗봇 서비스 환경 변화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더믹 장기화와 디지털 전환 추세에 따라 챗봇을 중심으로 한 온택트(Online Untact) 고객 서비스 대응 환경 구축이 공공과 민간 부문을 가리지 않고 확산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기존의 단순한 지식 정보 조회를 넘어 업무 처리 시스템의 주요 기능들을 챗봇에 적용하여 고객 스스로 업무 처리가 가능한 환경(Self-Service)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스마트폰 앱이나 홈페이지 같은 전통적인 온라인 서비스 환경을 벗어나 대화가 가능한 챗봇 서비스 중심으로 고객 응대 환경이 재편되고 있다. 예컨대, 기존에는 앱 내부에 부가 서비스로 챗봇이 존재했다면, 이제는 챗봇 서비스가 메인 서비스 채널로 자리 잡아 대화 중에 관련된 앱 서비스가 역으로 제공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환경(Self-Service)을 구현하기 위해서 챗봇 서비스는 한 단계 더 진화하고 있다. '보이는 ARS' 형태의 선택 형 정보 검색 서비스 외에 대화를 통해 개인별 서비스 이력 조회, 맞춤형 상품 추천, 감성과 컨택스트 기반의 고객 응대 기능 등이 고안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기존의 대면 서비스를 대체하기 위한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 기능들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롯데 홈쇼핑, 카카오T, 국민카드 챗봇에서 날씨 별 상품 추천, 개인화 서비스 이용 내역 조회, 상담 이력 기반 콘텐츠 노출 순위 동적 조정 등의 정밀하고 세분된 개인화 서비스 기능들이 도입되고, 해외의 경우 프레시챗, 젠데스크와 에이다 합작 챗봇에서 고객이 선택한 답변이나 감성 상태 등에 따라 응답 결과를 조정하거나 고객이 관심 가질만한 질문을 챗봇이 능동적으로 제공하는 형태 등으로 개인화 서비스 기능들이 강화되고 있다. 아울러 서비스 확산에 따라 대화형 개인화 서비스를 위한 개인 정보 보호에 대한 이슈가 대두되고 있으며, 금감원에서는 챗봇을 도입할 때 개인 정보 접근 통제에 관한 정책 수립, 업무별 개인 정보 보존 기한 설정 및 파기 정책 수립, 개인 정보 열람과 정정, 삭제 기능 적용, 개인 정보의 암호화 또는 마스킹 처리 등에 대한 개인 정보 보호 강화 조치 등 초기 설계 시부터 이러한 정보 보호 가이드를 반영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챗봇 기술 환경 변화 챗봇 기술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과 성장 궤도를 함께 하며, 특히나 BERT(Pre-training of Deep Bidirectional Transformers for Language Understanding), GPT-3(Generation Pre-trained Transformer 3)와 같은 최신 언어 모델의 등장에 따라 기존의 자연어 처리 알고리즘으로 구현이 힘들던 기계 독해, 자연어 생성 등의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 성능 향상도 요구되고 있는데, 자연어 생성에서 강점이 있는 GPT3의 경우에는 높은 사양의 서버 시스템 및 고비용 기반의 클라우드 가격 정책에 따라 실제 도입 시에 현실적인 비용 산정이 필수적이다. 예컨대, GTP-3를 실행하기 위한 클라우드 환경을 구축할 경우, 8xTesla V100 32GB GPU, 768GB RAM, 96 Core CPU 서버가 필요하며, 연간 87,000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이러한 AI 기반의 자연어 처리 기술 발전에 따라 기존의 규칙 기반 챗봇에서 통용되던 키워드 패턴 등록을 통한 ‘룰 셋’ 중심의 응답 기능에서 발전하여 기계 독해 알고리즘을 통한 질의 응답 구현, 대화 형태의 답변 문장 생성, 문맥 이해를 통한 멀티턴 대화 처리와 같은 고도화된 기능이 도입되고 있으며, 이와 더불어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연계를 통해 예약, 민원 신청 등과 같은 비대면 업무 자동화 처리 서비스로 진화가 시도되고 있다. 그 외 텍스트 분석 기술 외에도 음성 인식, 음성 합성, 이미지 비져닝 등의 기술이 도입되면서 텍스트 기반의 채팅을 넘어 다양한 멀티 모달 인터페이스와 대화 전달 창구의 확대를 통해 현실 환경에 가까운 비대면 고객 응대 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기술로 지속해서 진화 중이다. 챗봇의 단계적 도입 방향 챗봇을 도입할 때는 대화형 응대 서비스의 기초 모델인 챗봇 엔진과 관리자 도구, 단순 질의에 대한 응답 룰셋과 공급자가 보유한 정보에 대한 검색 중심의 답변 제공 환경을 구축하고, 기존의 웹 사이트나 앱 서비스 내에 챗봇 창을 포함한다. 나아가서 삼성전자의 빅스비, 구글의 어시스턴트, 애플의 시리 등 스마트폰의 음성 API 연계를 통해 음성 기반의 대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초기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 챗봇을 오픈한 이후 단계로 다음의 두 가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서비스 오픈 이후 일정 기간의 시범 운영 기간을 통해 고객의 피드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그래야 서비스가 사장되지 않는다. 챗봇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서 대화 분석을 통해 실제 니즈를 파악하고, 미응답 답변에 대해서 지속해서 대화 지능을 보강하는 운영 체계를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기능 강화 측면으로는 사용자의 위치나 최근의 클레임 내용, 대화 맥락 등의 상황 인지에 따라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서비스 이용 로그에 기반한 답변의 우선순위를 동적으로 제어하거나 고객의 잠재적인 관심사를 반영한 연관 정보 추천과 같은 개인화 데이터 분석 기반의 능동형 서비스 구현으로 기술 발전 로드맵을 잡는 게 좋다. 또한 개인 정보 보호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민감 정보 선정 및 이에 대한 암호화, 마스킹 등 보안 기술 적용과 개인 정보 조회, 보관, 폐기와 같은 데이터 관리 정책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챗봇은 결국 시나리오다 챗봇은 공급자 입장에서 반복되는 고객 문의 응대를 자동화할 수 있고, 답변과 함께 연관 정보를 추천함으로써 부가 정보 제공이 용이하며, 24시간 동안 대량의 고객 문의를 처리하는 지치지 않는 상담원을 가질 수 있다. 사용자로서도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즉각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으며, 상담원이나 전화, 이메일 등 사람과의 대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은 장점이 많은 매력적인 상담 서비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아직 챗봇은 엉뚱한 대답을 하거나 기계적인 느낌의 문장을 토해내는 경우가 많고, 사용자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응대 시나리오 구현으로 인해 여러 가지 불편을 야기하여 중도에 이용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은, 아직은 설익은 서비스 기술이다. 적지 않은 예산을 들여 만든 챗봇도 사장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챗봇을 도입할 때는 사람들이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이유를 먼저 만들고 시작해야 한다. 예를 들어 급할 때 음성으로 신고하는 챗봇을 만드는 것은 키보드를 누를 시간이 없는 상황에서는 매우 훌륭한 일이다. 고객 상담 서비스를 만들 때 전화로 하면 금방 답을 얻을 것을 굳이 챗봇을 구동 시키고 질문을 입력하고 스무고개 식의 질의응답을 반복하다 보면 고객은 서비스를 포기하고 떠나 버릴 것이다. 챗봇을 도입할 때는 기술보다 기획과 시나리오 구축이 최우선이다. 하나 더, 회사에 챗봇을 대체할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면 도입을 보류하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 두유비는 실시간 자연어 처리 기술 기반의 AI 서비스 개발 전문 기업이며, 현재 행정안전부의 ‘생활안전 신고 챗봇 기술 개발’ R&D 과제를 주관하고 있으며, 2021년 초에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NSP통신 people@nspn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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